‘고개 푹’ 라비, 오열한 나플라…“입대 두려웠다” [포착]

입력 2023-04-11 13:04 수정 2023-04-11 13:10
허위 뇌전증으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병역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와 나플라(31·본명 최석배)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기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라비에게 징역 2년을, 나플라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들의 병역 면탈을 함께 시도한 소속사 그루블린 공동대표 김모(38)씨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허위 뇌전증으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라비는 소속사 대표 김씨, 브로커 구모(47·구속기소)씨와 짜고 뇌전증 환자로 행세해 허위 진단서를 받고, 이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 면제를 시도한 혐의(병역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됐다.

라비와 김씨는 특별한 뇌전증 증상이 없다는 의사 의견을 무시하고 약을 처방해달라고 요구하며 면탈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라비는 이후 지속적인 약물 처방 등으로 뇌전증이 의심된다는 병무용 진단서를 받고, 2021년 6월 병무청에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했다.

허위 뇌전증으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나플라는 서울 서초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제대로 출근한 것처럼 일일복무상황부를 조작하고 우울증이 악화한 것처럼 꾸며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혐의(병역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선처를 구했다.

허위 뇌전증으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라비는 “당시 회사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창출하는 아티스트로 이전 체결된 계약의 이행시기가 코로나19로 늦춰진 상태에서 복무를 시작하면 계약 위반으로 거액의 위약금이 발생하는 상태였다”며 “어리석고 비겁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로 인해 성실히 복무하는 모든 분들과 저를 사랑해준 분들에 면목 없고 진심으로 죄송하다. 저로 인해 상처받았을 뇌전증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사죄한다”며 “앞으로 이 순간을 잊지 않고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허위 뇌전증으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나플라는 감정이 격해진 듯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입대로 인해 활동이 중단되면 어렵게 쌓아온 인기가 모두 사라져버릴까 봐 너무 두려웠다”며 “제 잘못을 모두 인정한다. 단 한 번의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반드시 병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서초구청과 병무청 공무원들도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나중에 정하기로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