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가 활기 넘치는 도시외교 무대로 떠올랐다. 광주시는 전시 규모를 확대해 상설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7일 막을 올린 광주비엔날레와 연계한 파빌리온(국가관)을 매개로 세계 각국과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가설·임시 건축물을 의미하는 파빌리온은 미술분야뿐 아니라 강연, 워크숍, 심포지엄 등 학술교류와 공공 프로그램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는 광주와 각 국가·도시가 인연을 맺는 시작점인 파빌리온의 활성화와 ‘글로벌 광주 외교’를 위해 각국 대사관, 문화관이 옮겨오는 것이나 다름없는 파빌리온을 상설화한다는 방침이다.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은 세계 미술계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2018년 처음 선보였다. 지난 1995년 아시아 최대의 격년제 미술축제로 비엔날레를 창설한 광주시는 세계 유수의 문화·예술기관들이 차별화된 현대미술 프로젝트를 문화중심도시 광주에서 진행하도록 돕기 위해 10여 년 만에 이를 도입했다.
이후 세계의 미술 담론을 다루는 유명 작가와 기획자들이 현대사회의 두드러진 면면을 포착해 회화, 영상, 퍼포먼스, 설치 작품을 통해 다양한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2018년 3개 기관, 2021년 2개 기관에 머물던 참여국은 캐나다, 중국, 프랑스, 이스라엘, 이탈리아, 폴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우크라이나 등 총 9개국으로 늘었다.
올해 14회째인 광주비엔날레에서 지구촌의 기후 문제와 전통문화·소수 민족 등을 주제로 광주비엔날레 본 전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와는 결이 다른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캐나다 파빌리온은 국내 최초로 30여 명의 현지 작가들이 90여 개의 소묘와 조각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이누이트(에스키모) 예술을 ‘이강하 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중국 파빌리온 ‘죽의심원(竹意心源)’은 중국 문명에 큰 영향을 준 대나무에 관한 각종 예술작품이 관객을 맞고 있다.
시는 해외 문화예술 관계기관이 직접 참여해 국가별 파빌리온 설치와 전시비용을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파빌리온 개막식을 전후해 그동안 광주와 특별한 접점이 없던 스위스·네덜란드 등의 주한 대사 등과 면담을 하고 주력산업인 인공지능(AI) 산업 등에 대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의 파빌리온 프로젝트가 도시외교의 새로운 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시는 이번 파빌리온을 계기로 글로벌 시대의 역할 강화, 해외 자매·우호도시 다각화와 교류협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신규 교류도시를 발굴해 선제적인 상생공영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도시 브랜드 제고와 함께 국제기구와 연계한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문화분야 교류와 동시에 공무원·민간전문가 초청 연수, 대학 간 교류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
국내 최대의 복합문화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비엔날레로 상징되는 문화중심도시로서 도시외교를 펼친다는 구상이다.
광주시는 현재 대만 타이난 등 5개국 7개 도시와 자매결연 중이다. 이탈리아 토리노 등 9개국 16개 도시와는 우호협력도시 관계를 맺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민족과 국가, 종교와 피부색의 경계를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공존이 시작된다”며 “세계 문화의 플랫폼이자 외교의 사랑방이 될 비엔날레 파빌리온을 통해 문화예술은 물론 산업 분야의 교류도 확대하게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