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오영환 불출마 선언 “소방관 돌아간다”…불출마 러시 신호탄?

입력 2023-04-10 11:34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민주당 ‘불출마 러시’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22대 총선을 1년 앞둔 날로 고민 끝에 이 자리에 섰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방관 출신인 오 의원은 “제게는 뼛속 깊이 소방관의 피가 흐른다”면서 “저는 소방 동료들의 희생과 그들이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온 이 사회의 인명 피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자리에 있다. 그렇기에 저는 이제 제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용기를 낸다”고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책임져야 할 이가 책임지지 않고 사과하지 않고, 오로지 기득권 자리에만 연연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사항”이라며 “저는 그 물음에 내려놓음이라는 답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걱정한다면 이제 그만 손에 든 칼을 내려놓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소방공무원으로 복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정치 입문 제의를 받는 순간부터 반드시 소방 현장으로 돌아간다고 결심했다”며 “이제 저는 국민을 위해 헌신하던, 제가 있던 곳이자 제가 있어야 할 곳, 저의 사명인 소방관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오 의원이 두 번째다. 앞서 우상호 의원이 2021년 2월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민주당에선 오 의원이 총선을 정확히 1년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연쇄적인 불출마 러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오 의원이 깜짝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장 운동권 다선 의원들부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만약 국민의힘에서 먼저 인적 쇄신 움직임을 보인다면 민주당이 버티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