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생방송 라디오 인터뷰 도중 연이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관련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돌연 전화를 끊는 일이 벌어졌다.
홍 시장은 10일 CBS라디오 전화 인터뷰에 출연해 ‘한동훈 총선 출마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앵커가 “‘한 장관이 총선 나올 거다’ ‘안 나올 거다’ ‘나와야 된다’ ‘안 나와야 된다’ 말들이 많다. 홍 시장님 의견은 어떠신가”라며 운을 띄웠다.
홍 시장은 “나는 의견 없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앵커는 “의견 없으신가”라고 거듭 물었다.
그러자 홍 시장은 “그런 데 대해서 누구 특정인에 대해서 나오라, 나오지 마라, 그것도 난센스인 게 총선은 총력전”이라며 “지게 작대기라도 끌어내야 할 판인데 누구 나오라, 나오지 말라고 할 수가 있나”라고 답했다.
이어 “모두 다 할 수 있으면 총력전으로 덤벼야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앵커는 다시 “‘한 장관은 총선으로 가는 것보다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이 정부의 어떤 상징처럼 활동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 이런 말도 있어서 그런데 총선에 도움 되면 나가야 되느냐”고 물었다.
홍 시장은 “그거는 내가 할 말도 아니다. 질문 자체가 그렇다”라며 난처해 했다.
그래도 앵커는 포기하지 않고 “아니, 아니, 총선에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고 그러시기에 제가 질문드렸다”고 했다.
홍 시장도 재차 “그러니까 누구를 특정인으로 할 필요가 뭐 있냐 이 말이야. 원 오브 뎀으로 다 하면 되지”라고 했다.
이에 앵커는 “그래요. 한 장관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고 했다.
한 장관 이름이 세 번째 거론되는 순간이었다.
그러자 홍 시장은 “말을 그래 하면 안 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앵커가 분위기를 풀려는 듯 웃으며 “방자한가”라고 농담을 던졌지만, 홍 시장은 “어이구 그거참, 이 전화 끊읍시다. 이상하게 말을 돌려가지고 아침부터 그렇게 하네”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앵커가 “아이고, 죄송하다”며 말을 돌리려 했지만 홍 시장은 “전화 끊습니다”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에 앵커가 “홍 시장님, 전화 이렇게 끊으시면 안 되죠. 청취자들이 듣고 계시는데”라며 만류하려 했지만, 말하는 도중 홍 시장은 진짜로 전화를 끊었다.
불쾌한 질문으로 받아들였다고 하더라도, 정치인이 일방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중단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2018년 당시 경기지사 당선을 눈앞에 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곤란한 질문을 받고선 일방적으로 인터뷰를 중단한 적이 있었지만, 다음 날 바로 사과했다.
홍 시장은 CBS 인터뷰 중단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청취자들에게 사과하지는 않았다.
홍 시장은 “내가 마치 한 장관을 시기하는 듯한 무례한 질문을 하기에 도중에 인터뷰를 중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은 총력전이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라도 나가야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한 장관을 찍어서 무례하게 질문을 계속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이야기하다가는 설화를 입을 수도 있다고 판단돼 인터뷰를 중단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터뷰어가 인터뷰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단정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고선 “몇 년 전에 KBS 라디오 인터뷰 때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오늘 CBS 인터뷰할 때도 그런 일이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