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횟집 만찬은 친일” 주장에…與 “역겨운 친일몰이”

입력 2023-04-10 06:50 수정 2023-04-10 09:45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지역 한 횟집에서 회식을 마친 후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횟집에서 17개 시도지사와 비공개 만찬을 한 것을 두고, 해당 식당 이름과 욱일기를 연관 지으며 ‘친일’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매체에 대해 대통령실과 여당이 강도 높게 비판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에서 “각종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시민언론 더탐사’(이하 더탐사)가 또다시 몰지각한 억지 주장에 나섰다”며 “이제 대한민국 지명도 ‘죽창가’와 연결시키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는 “만찬은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일광수산’이라는 횟집에서 있었는데, (더탐사는) 이 ‘일광’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의미한다고 했다”며 “분명히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라고 지적했다. ‘일광’이라는 상호는 부산 기장군의 ‘일광읍’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조선시대부터 있던 ‘일광산’에서 따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더탐사에 묻고 싶다. 더불어민주당 당명의 ‘민주’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민주’에서 유래했나”라면서 “삼라만상을 ‘죽창가’와 연결하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그리고 더탐사 같은 좌파의 홍위병 노릇을 자처하는 언론으로 인해 지금 우리 사회는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의 늪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7일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는 유튜브 커뮤니티에 윤 대통령의 부산 횟집 만찬 장소와 관련해 친일 의혹을 제기했다. 더탐사 유튜브 캡처

앞서 더탐사는 지난 7일 유튜브 커뮤니티에 윤 대통령의 만찬 식당 앞 사진을 두고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행정구역이며, 일각에서 현 정부 비선실세로 주장되는 건진 법사의 소속 종단이 ‘일광조계종’이고, 일광이 영어로는 선라이즈 즉 욱일기를 상징한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의 회식 장소 선택 배경에 친일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부산 해운대갑을 지역구로 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뚱딴지같은 친일몰이”라며 “정말 황당하고 역겹다”고 반박했다. 그는 “일광이란 이름이 친일이면 현재 일광읍에 사는 사람들 다 친일파이고 일광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친일이란 이야기인가”라며 “일광이란 지명은 ‘일광산’에서 유래했다. 일광산이란 이름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 지명”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지역 한 횟집에서 회식을 마친 후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만찬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영환 충북도지사 등이 함께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통령실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 행사의 본질은 대통령과 대통령실, 국무총리와 내각, 여야를 포함한 17개 시도지사가 부산 엑스포 유치와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초당적·범정부적·국가적으로 힘을 모은 자리였다”며 “(더탐사는) 본질을 외면하고 식당 이름을 문제 삼아 반일 선동까지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의혹을 보면서) 많은 국민이 ‘혹시 저분들은 부산 엑스포를 반대하는 건가, 반대한다는 것은 말을 못 하니 지엽적인 문제를 꺼내서 본말 전도시키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항상 어떤 사안에 있어서 본질이 중요하고 본질을 흔들려는 어떤 발목잡기 이런 노력은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