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구급대원이 응급처치를 받다 사망한 노인의 집에 들어가 현금 10만원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돼 법적 처벌을 받았다.
10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슈롭셔주 슈루즈베리의 응급대원 마크 타이틀리(58)는 지난 4일(현지시간) 열린 재판에서 절도 혐의로 징역 18주에 집행유예 12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120시간의 봉사활동과 함께 530파운드의 벌금, 187파운드의 배상금을 내라고도 명령했다.
타이틀리는 지난해 6월 29일 94세 할머니가 정원에서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 3명과 현장으로 출동했다. 환자는 20분가량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타이틀리는 연명치료 포기 각서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환자의 자택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 테이블 위를 살펴보던 그는 플라스틱 상자에 놓인 현금을 발견하고 자신의 호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그가 훔친 현금은 60파운드(약 10만원)였다.
주위를 둘러보던 타이틀리는 거실 천장에 CCTV와 유사한 ‘홈캠’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뒤 당황한 기색으로 현금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그러나 사망한 할머니의 아들은 이 영상을 확인하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타이틀리는 현금을 가족에게 전달하기 위해 돈을 챙겼다면서 혐의를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유죄 선고를 받고 퇴사했다.
네이선 허드슨 영국 최고 구급대장은 “(타이틀리의 행동은) 우리의 모든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며 “매우 유감스럽다. 이런 일은 아직 현직에 있는 직원들을 훨씬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