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이 여기에…

입력 2023-04-09 19:10
홍익환경미술연구소 이수홍 교수가 도안한 조형물 '나누고 더하는 사랑'이 9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장미원에 설치돼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국내 최초로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이 마련됐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오는 12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 공원 장미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 건립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건립되는 기념공간은 뇌사 장기기증인의 나눔을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뇌사 장기기증인 유족들은 2018년 장기기증운동본부가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 조성’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해왔고, 본부 측은 유족들 의사를 받아들이면서 기념공간 건립이 이뤄졌다.

뇌사 장기기증 유족 모임인 ‘도너패밀리’ 강호(68) 회장은 “기념공간이 마련된다는 소식을 듣고 보라매 공원에 달려가 감동의 눈물을 쏟았다”면서 “생명을 선사하고 떠난 가족들을 기억하고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강 회장의 아들인 강석민 군은 23년 전 16세 나이에 다발성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면서 장기를 기증해 8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이번 기념식에는 도너패밀리와 이식인, 서울시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기념공간 옆에는 홍익환경미술연구소의 이수홍 교수가 도안한 조형물인 ‘나누고 더하는 사랑’(사진)이 설치돼 있다. 이 조형물은 3개의 구가 위로 쌓아 올려져 있는데, 각각의 구는 기증인과 도너 패밀리, 이식인을 상징한다.

박진탁 이사장은 “뜻깊은 기념식을 통해 숭고한 사랑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선사한 기증인들과 도너패밀리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기증인의 나눔을 기억하고 유가족이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