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수출액 또 사상 최대…더글로리, 오겜 효과도!

입력 2023-04-10 06:05
드라마 '오징어 게임' 에서 라면이 등장하는 장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K콘텐츠 확산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에서 커지고 있는 데다 업체들의 현지 시장 개척 노력과 현지 맞춤형 상품 출시가 맞물리면서 수출액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당분간 글로벌 시장에서 라면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2억800만달러(한화 약 2744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1분기 수출액(1억8193만달러)보다 14.3% 증가한 수치다. 1분기 라면 수출액은 2015년 이후 증가세다. 2015년 1분기 5077만달러, 2018년 1분기 1억7만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는 2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전 세계적인 K콘텐츠 열풍 속에 한국 라면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유튜브는 물론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우리나라 영화와 드라마가 주목받으면서 라면도 인기몰이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길복순’이 전 세계 영화 순위 4위에 올랐고 ‘더 글로리’는 TV쇼 부문 6위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오징어 게임’에서 라면을 스낵처럼 먹는 장면이 나왔다. 더 글로리에서는 문동은의 복수를 도와주는 주여정을 “라면 좋아하는 원장님 아들”이라고 언급하며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을 보러온 시민들이 9일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라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식품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공략도 한몫했다. 매운맛만 강조하기보다 현지 입맛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고 해외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으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지만 최근 국가별 맞춤형 제품을 내놓으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미주지역에서는 인기 핫소스인 ‘하바네로’를 접목한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을, 올해 1월에는 일본 대표 음식인 야키소바에 불닭의 매운맛을 적용한 ‘야키소바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농심은 미국 서부에 있는 공장 2곳 외 동부 지역에 제3 공장 건설을 검토할 예정이다. 삼양식품도 중국, 미국, 일본 3개국에 있는 해외법인을 올해 인도네시아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K푸드의 한 축인 라면의 인기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라면은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으면서도 맛있는데 다른 문화권의 새로운 맛을 즐기고자 하는 세계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각 나라 입맛을 재해석한 상품이 등장하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라면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정한 기자 j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