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이낙연 전 대표의 장인 김윤걸 전 교수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지난해 6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던 이 전 대표는 장인의 부고를 듣고 8일 새벽 귀국해 이틀째 빈소를 지켰다. 이 대표가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이 전 대표와 만난 것은 지난해 3월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이후 13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9일 오후 빈소가 마련된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장례식장에 약 20분간 머물며 이 전 대표에게 조의를 표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고, 이 전 대표는 ‘조문 와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친낙(친이낙연)계 이병훈 의원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의 (미국) 특강에 대해 내용이 참 좋다고 말했고, 이 전 대표는 4월에 책을 출간한다고 얘기했다”면서 “‘당을 잘 이끌어 주십시오’라는 이 전 대표의 말에 이 대표가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가 장례식장에 도착했을 때 이 전 대표 지지자가 이 대표를 향해 “무슨 낯으로 여길 왔냐”고 소리를 지르는 일도 있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도 조문을 했다.
전날 인천공항에 나와 이 전 대표를 맞이한 설훈 윤영찬 전혜숙 양기대 김철민 의원 등 친낙계 핵심 의원들은 늦은 시각까지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정성호 우원식 김영진 의원 등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의원들도 조문하러 빈소를 찾았다.
이 전 대표의 일시 귀국에 대해 비명(비이재명)계는 결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 비명계 의원은 “친명계와 비명계가 모두 모인 자리여서 이 대표에 대한 이야기나 정치 현안에 관한 이야기는 꺼낼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오는 18일까지 국내에 머무는 동안 자연스럽게 비명계와 회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장례가 끝나면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 모이지 않겠냐”면서 “당이 직면한 상황 등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박장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