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황기환 지사 유해, 100년 만에 고국 귀환

입력 2023-04-09 15:50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 유진 초이의 모델이 된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10일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처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관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국권 회복 활동을 펼치다 미국 땅에 묻힌 황기환(1886~1923) 애국지사의 유해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처는 황 지사의 유해가 9일 새벽 뉴욕에서 출발해 10일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박민식 보훈처장이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인천공항 계류장에서 유해를 영접할 예정이다.

유해는 분향과 건국훈장 헌정 등 영접 행사를 마친 뒤 국립대전현충원으로 봉송된다. 이어 대전현충원 현충탑 앞에서 각계 대표와 광복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환식이 거행된다. 봉환식에선 황 지사에게 가족관계등록부가 헌정된다. 앞서 보훈처는 후손이 없어 무적(無籍) 상태였던 황 지사의 가족관계 등록을 창설했다. 황 지사가 임시정부 외교관이었던 점을 고려해 등록기준지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소재지인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279-24’로 부여했다. 황 지사의 유해는 독립유공자 제7묘역에 안장된다.

황 지사는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 캐릭터에 영감을 준 독립운동가로 유명하다. 1886년 평남 순천에서 태어난 황 지사는 1904년 증기선을 타고 하와이에 입항했고, 1918년 5월 미군에 자원입대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종전 후 유럽에 남은 황 지사는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 런던위원부 위원 등을 맡아 한국 독립의 정당성을 알리는 선전 활동을 벌였다. 1921년 미국으로 이동한 뒤 독립운동을 지속하다 1923년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숨을 거뒀다. 정부는 1995년 황 지사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