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亞 첫 EPL 100호골 금자탑…‘감차’로 완성했다

입력 2023-04-09 10:47 수정 2023-04-09 12:57
손흥민이 8일(현지시각)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하늘을 가리키는 동작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손흥민(31·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인 통산 ‘100호 골’을 달성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이룬 대기록으로, 지난 2015년 EPL 데뷔 이후 7년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손흥민은 이른바 ‘손흥민존’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자신의 대기록을 장식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세상을 떠난 외할아버지를 향해 “이 골을 바치고 싶다”며 영광을 돌렸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2022~23시즌 EPL 30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0분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리그 7호골이자 컵 대회 등을 포함한 시즌 11호 골이다.

손흥민은 이날 해리 케인,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함께 스리톱 공격진으로 선발 출전했다.

100호 골은 ‘손흥민존’에서 폭발했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대 우측 구석을 꿰뚫었다.

손흥민의 선제골과 후반 34분 해리 케인의 추가 골에 힘입어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 마지노선인 4위 싸움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손흥민이 8일(현지시각)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독일)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로 착실하게 EPL 골을 적립해왔다.

이적 첫해인 2015~16시즌 4골을 시작으로 2016~17시즌 14골, 2017~18시즌 12골, 2018~19시즌 12골, 2019~20시즌 11골, 2020~21시즌 17골을 넣었다.

특히 지난 2021~22시즌에는 23골로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은 이날 100호 골로 8시즌 만에 리그 ‘100골-50도움’도 기록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EPL에서 100골을 넣는 건 엄청난 일이고 내가 꿈꿔온 일”이라며 “동료들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놀라운 성과”라고 했다.

또 “모든 아시아 선수, 특히 한국 선수들이 그들도 할 수 있다고 믿기를 바란다”며 “나는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 아시아 선수가 EPL에서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날 골을 넣은 뒤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뻗어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했다.

지난 1일 세상을 떠난 외할아버지를 떠올린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BBC 인터뷰에서도 “지난 몇 주간 힘든 순간을 겪어서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며 “특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은 쉽지 않았다. 이 골을 그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8일(현지시각)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그라운드를 미끄러지며 환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손흥민은 국내 취재진과의 대화에서도 외할아버지를 언급한 뒤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많은 분이 생각났다. 가족, 함께 뛰었던 선수들, 응원해주신 국민, 축구를 사랑해 주신 팬분들. 하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외할아버지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