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3만원 시대’ 식품업계, 1만원 치킨 간편식 출시

입력 2023-04-09 10:06 수정 2023-04-09 13:13
CJ제일제당이 지난 3일 출시한 '고메 소바바치킨'의 모습. CJ제일제당 제공

직장인 김모(30)씨는 한 달 전 마트에서 냉동 가라아게 500g을 구매했다.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실 때 안주로 먹기 위해서다. 김씨는 “배달 음식은 가격 부담 때문에 선뜻 주문하기가 어려워서 맥주만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 냉동 제품을 사둔 뒤로는 먹고 싶을 때마다 조금씩 에어프라이에 데워 먹고 있는데, ‘현명한 소비’처럼 느껴져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배달 음식 및 외식 가격이 연이어 오르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가성비를 내세운 냉동제품으로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고메 소바바치킨(소스 바른 바삭한 치킨)’을 출시했다. 300g에 1만원 초반이다. 두 번 튀긴 치킨에 소스를 얇고 균일하게 코팅하듯 입혀 갓 튀긴 것 같은 바삭한 식감을 구현했다. 소스는 꿀과 간장으로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은 집에서도 전문점 치킨에 버금가는 맛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했다.

동원F&B는 이달 치킨과 인기 사이드 메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퀴진 인싸이드 치킨’을 출시했다. 닭봉 튀김과 웨지감자로 구성한 냉동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가격은 510g에 1만원 정도다. 이 제품 역시 고메 소바바치킨과 마찬가지로 튀김옷의 바삭함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해 ‘퀴진 인싸이드 치킨&치즈볼’과 ‘퀴진 인싸이드 치킨&떡강정’을 선보인 데 이어 제품군을 확대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급성장했던 배달음식 주문은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조186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5% 줄었다. 지난해 12월은 전년 동기 대비 7.9%, 지난 1월은 8.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음식과 외식 가격은 무섭게 오르는 추세다. 교촌치킨은 이달 주요 메뉴의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교촌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올랐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올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피자의 물가 상승률은 12%에 이르렀다. 배달비가 높다는 불만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 속에서 냉동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냉동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