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틀 전인 6일 방중한 가운데 한 대학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누려 화제다. 또 ‘에어버스’ 등 동행 기업들이 여러 건의 계약을 중국과 체결하는 등 경제적 실익을 챙겼다. 그러나 외교관계에 있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뚜렷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고 EU와의 단일대오가 흔들리는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방중한 날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극진한 접대를 받았다. 8일인 이날 강연을 위해 광저우 쑨원대에 그가 나타나자 학생들은 아이돌을 만난 듯 소리를 지르고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을 찍고 악수를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마크롱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했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그와 회담하고 다시 광둥성 광저우에서 비공식 회동을 하고 차를 마시는 등 행보를 보였다. 광저우는 시 주석의 선친이 지냈던 곳이라는 개인적인 의미와 중국 수출주도형 경제 핵심지로서의 메시지를 지닌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과 동행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대우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기도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공항에서 일반 승객 출구에서 나오고, 시 주석과 호화 만찬 등 주요 행사에서 배제됐다. 지난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던진 탓으로 보인다.
미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중국 관영 매체들이 마크롱 대통령에게만 집중하고 소셜미디어(SNS)에선 폰데어라이엔을 미국의 꼭두각시로 묘사하는 내용이 퍼졌다고 전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 단합의 이미지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동행했으나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평했다.
그러나 방중한 마크롱 대통령의 인기는 프랑스 현지와의 반응과는 사뭇 다르다. 국내에서는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상향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히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시 주석과의 대화에서 얻어낸 것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겠다는 답변밖에 없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