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지난 1분기 해고한 직원 수가 30만명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적 부진 여파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영향이다.
인사관리 컨설팅회사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가 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미 기업들이 1∼3월 발표한 감원 계획은 27만416명에 달한다. 1년 전(5만5496명)보다 약 4배 증가(396%)한 규모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1분기(34만6683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한 달간 발표된 감원 수는 8만9703명. 이 역시 2월(7만7770명)보다 15%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2만1387명)보다는 319% 늘어났다.
기술(테크) 기업들 사이에서의 감원은 특히 도드라진다. 1분기 기술 기업들은 총 10만2391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감원 수의 38% 규모다. 기술 기업들이 지난해 1분기에 줄인 직원은 267명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 감원 수는 지난해 1년간 발표한 감원(9만7171명)보다도 5% 늘어난 규모다.
기술 기업들이 올해보다 더 많은 인원 감축을 발표한 것은 2001년(16만8395명)과 2002년(13만1294명)뿐이다. 기술 기업에 이어 금융회사들도 3만635명의 감원을 발표해 업종별로는 두 번째로 많았다. 금융회사들은 1년 전에는 5903명을 줄였다. 의료 및 제조업체(2만2950명)와 소매업체(2만1426명), 미디어(132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인원 감축의 주된 이유로는 불안한 시장·경제 상황이 첫 번째로 꼽혔다. 비용 절감과 점포·부서 폐쇄 등도 이유로 지목됐다. 해고는 많이 증가한 반면 채용 계획은 2016년 1분기(2만6898명) 이후 가장 낮은 7만638명에 그쳤다.
앤드루 챌린저 CG&C 수석부사장은 “기업들이 올해 들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대규모 해고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