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기료 안 올리면 누적 적자 ‘50조’ 넘길 것”

입력 2023-04-07 11:04
뉴시스

한국전력이 전기료를 인상하지 않으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50조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이 7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의 2021~2023년 누적 적자 예상치는 52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전이 전기료를 적절히 인상할 경우 내년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는 것이 권 연구원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작년 6월부터 한전채 발행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전기료 동결로 적자 폭이 확대됨에 따라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채권을 찍어내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면서 “물가 상승률을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만큼 전기료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상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한전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했지만 목표 주가는 2만9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2000원 낮췄다.

앞서 한전은 누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일을 막기 위해 14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내놓은 바 있다. 비핵심 자산을 팔고 고강도 긴축 경영에 나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한전과 주무 부처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전기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말 국회에 “2023년 전기료를 킬로와트시(㎾h)당 51.6원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전기료를 ㎾h당 13.1원 인상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