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의 한 택시기사의 연이은 선행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하천 다리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던 승객을 설득했고, 횡단보도에 쓰러져 있는 노인을 발견해 보호하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지난 5일 한 ‘택시 기사는 그냥 돌아올 수 없었습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업로드됐다. 충북 충주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이호연(29)씨의 사연이었다.
영상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한 승객을 태웠다. 이 승객은 “가까운 강 될까요? 다리 있는 데”라고 목적지를 말했다. 걱정된 이씨가 “뭐 하러 가시는지” 묻자 승객은 “강바람을 쐬고 싶다”고 답했다.
이씨는 계속해서 승객에게 말을 건넸다. 이씨가 “힘든 일이 있냐”고 묻자 승객은 “좀 잘못하면 빨간 줄 그어질 수도 있고요”라고 짧게 답했다.
이씨는 응원과 위로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래도 힘내세요. 사람 사는 것 별것 없어요. 다 똑같아요”.
승객이 내린 뒤 계속 불안감을 느낀 이씨는 결국 다시 승객이 내렸던 장소로 차를 돌렸다. 승객은 다리 난간 위에 서 있었다. 이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를 한 뒤, 난간 위에서 승객을 위로하고 설득하며 시간을 벌었다. 경찰이 도착한 뒤에도 경찰과 함께 설득했고 결국 승객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었다.
이씨의 선행은 또 있었다. 이씨는 지난 2월에도 횡단보도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노인을 발견하고는 운행을 멈추고 구급대원들이 올 때까지 노인을 보호했다.
이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이 살면서 시간도 중요하고 돈도 중요한데 그걸 좇아가면 안 보이는 것들이 너무 많다”며 “사람부터 살려야 한다. 생명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평소 운전을 좋아해 택시 기사를 선택했다는 이씨는 아내와 5살 아들과 함께 충주에 살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승객이 마지막으로 보낸 SOS 신호를 택시기사님이 캐치하셨다. 감동적이다” “기사님이 사람 한명을 살렸다” “기사님의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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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