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우리 정치권에서, 특히 야권에서 횡행하는 극단적 팬덤정치는 ‘현대판 폭민정치’”라며 “지금이라도 우리 국회가 신뢰와 협치의 정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바른정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국민의힘 소속으로 원내대표를 세 차례나 지낸 경력이 장점이다.
주 원내대표는 세 번째 지냈던 원내대표의 임기를 오는 7일 마치고, 평의원으로 돌아간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여야의 극한 대치 상황에서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뜻을 모아 여야 대화의 물길을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은 세기적 전환기에 처해있다”며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당리당략에 따른 ‘와각지쟁’(蝸角之爭), 달팽이 뿔 위에서의 싸움은 당장 멈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각지쟁은 아무 소용도 없는 싸움을 일컫는 고사성어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가장 큰 아쉬움은 신뢰와 협치의 정치가 정착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삼 확인한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주 원내대표는 새로 선출될 국민의힘 차기 원내지도부를 향해 세 가지를 당부했다.
그는 “첫째가 당내 화합”이라며 “새 원내지도부도 편가르기 하지 말고 화합하고 소통하는 일을 최우선에 두고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여당은 국민과 역사 앞에 무한 책임을 지는 정당”이라며 “민생을 챙기고 국정을 살피는 일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세 번째는 내년 총선 승리”라며 “내년 총선에 승리해야만 여소야대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의 국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새 원내지도부에 이 세 가지를 꼭 잘해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드린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임기를 회상하면서 “무한한 인내의 시간이기도 했다”며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의석을 무기로 사실상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는 데만 골몰하며 저의 어려움은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지난해 예산심의 과정에서 정부의 핵심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양곡관리법·방송법·‘노란봉투법’ 등을 강행 추진한 점을 사례로 들었다.
주 원내대표는 임기 중 성과로는 지난해 말 ‘준예산 사태’까지 거론되는 와중에 여야 합의로 예산을 통과시킨 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합의한 점, ‘K칩스법’ 등 일부 국정과제에서 야당의 협의를 이끌어낸 점 등을 꼽았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해 8월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됐지만,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17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같은 해 9월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에 선출돼 7개월간 직을 수행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는 4선 김학용 의원과 3선 윤재옥 의원 중 7일 의원총회에서 경선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