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교량 양쪽에 설치된 보행로 중 한쪽 보행로가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이곳을 지나던 시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5일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5분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의 한쪽 보행로가 무너져내렸다.
이 사고로 30대 후반의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고, 30대 남성 1명이 허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빗속에 정자교 위 보행로를 걷던 피해자 2명은 5m 아래 탄천 보행로 쪽으로 추락했다,
무너져 내린 보행로는 전체 108m 구간 중 50여m로, 교량 가드레일과 이정표 등이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사고 현장 부근에는 전날 밤부터 많은 비가 왔다. 사고 당시에도 계속 비가 내리는 상태였다.
교량 너머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는데, 전철이나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를 이용하는 시민 대부분 이 교량을 이용한다.
무너져 내린 보행로는 교량 아래 탄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완전히 가로막은 채 바닥으로 내려앉아 있었다. 다리 위에 있어야 할 도로 표지판과 신호등은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부서져 나뒹굴었다.
50대 한 시민은 “평소 늘 다니던 교량인데 한순간에 이렇게 붕괴되다니 소름이 돋는다”며 “다리 아래로는 탄천 산책로이고 전철역과도 붙어 있어 마을 주민들은 물론이거니와 365일 내내 이용 차량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전 어떤 조짐이 보이거나 천천히 붕괴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일어난 사고”라며 “CCTV 영상을 보면 보행로가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성남시 등 관계기관은 정자교의 통행을 막고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경찰은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사망자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성남시 등을 대상으로 교량 안전진단 시행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정자교는 분당신도시 조성과 함께 1993년 건설된 왕복 6차로의 총길이 108m, 폭 26m의 교량이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