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동시장 드디어 둔화하나…2월 구인 진정세

입력 2023-04-05 13:04 수정 2023-04-05 13:35
지난해 5월 5일 미국 일리노이주 다우너스 그로브의 한 매장에 채용 공고가 게시돼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2월 미국 구인 건수가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노동 시장의 과열이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노동부가 공개한 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지난 2월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전월보다 63만 건 감소한 993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들이 전망한 1040만 건을 밑도는 수치다. 월간 구인 건수가 1000만 건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5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노동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는 현상이 점차 진정되는 모습이다. 실업자 1명당 구인 건수의 비율은 전월 1.9에서 2월에 1.67로 하락하며 2021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노동 시장에서는 이 비율이 약 1.2였다.

구인 건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분야는 비즈니스 서비스, 의료 및 사회 지원, 운송, 창고업, 유틸리티 분야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면 건설업, 레크리에이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채용이 증가했다. 채용이 완화되는 동안 정리 해고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어트 폴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는 노동 수요가 공급에 더 맞춰 움직이면서 노동 시장이 분명하게 냉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노동시장 완화의 대부분은 일자리 감소를 통해 발생했으며, 이는 잠재적인 임금 및 가격 상승에 대한 연준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을 잡으려는 연방준비제도(Fed)는 노동자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물가 상승을 이끄는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노동 시장의 구인난을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 왔다. 이 때문에 Fed는 지난해 3월부터 9차례 금리를 인상했으나 노동시장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강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임금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면서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추려는 Fed의 입장에서 고용 시장의 지속적인 강세는 큰 장애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