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4선의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과 3선의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양강 구도가 확정됐다. 김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앞세웠고, 윤 의원은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강조했다.
김 의원과 윤 의원은 4일 국회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에 드문 수도권 중진인 김 의원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121석이 걸린 수도권이 관건”이라며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대야 관계에 대해 김 의원은 “평소 쌓아온 야당 의원들과의 친분과 신뢰를 토대로 야당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합의 도출을 위해 진정성 있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리당략에 입각한 부당한 정치 공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틀에 벗어나는 주장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 출신인 윤 의원은 “꼼꼼한 원내 전략, 쌍방향 당정 소통, 탁월한 대야 협상으로 힘 있는 여당, 반듯한 국회를 다시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의원은 특히 20대 국회 때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드루킹 댓글조작 특검’ 실무 협상 등을 주도한 경험을 내세웠다. 윤 의원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단식 투쟁으로 성사된 드루킹 특검, 저 윤재옥이 꼼꼼한 협상과 조율로 뒷받침해 결국 드루킹 일당의 범죄를 밝혀낼 수 있었다”면서 “대화하고 협상하는 법을 가장 잘 알고 싸워야 할 때 제대로 싸울 줄 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김 의원의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겨냥해서는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지난 여러 선거에서 경험했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원내대표가 아니라 이기는 법을 아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과 윤 의원은 모두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된다. 원내대표 출마를 고심했던 4선의 윤상현 의원은 이번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7일 의원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새 원내대표는 내년 4월 총선까지 원내 지휘봉을 잡는다.
박민지 정현수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