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이어 노트북·태블릿 OLED도 글로벌 1위 굳힌다

입력 2023-04-04 16:56 수정 2023-04-04 17:27

삼성이 스마트폰에 이어 정보기술(IT) 기기용 OLED 패널에서도 ‘세계 1위’ 굳히기에 나섰다.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패널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일 충남 아산2캠퍼스에서 ‘신규 투자 협약식’을 열고 2026년까지 태블릿,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OLED 패널 생산에 4조1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협약식에는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박경귀 아산시장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주요 협력업체, 충남지역 4개 대학의 총장, 산학협력 10개 대학 교수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OLED 투자를 포함해 이차전지, 차세대 패키징 분야를 중심으로 천안·아산·온양 지역에 향후 약 52조원의 신규 민간 투자가 이뤄진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속한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로 충남의 첨단산업 생태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부는 민간에서 적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OLED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지원해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견지하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번 투자 협약식을 “2026년까지 6대 첨단산업 분야에 총 550조원 이상의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기로 한 첨단산업 육성 전략의 첫 이행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의 이번 투자는 지난달에 내놓은 ‘60조원 지역 투자’의 첫 번째 실행이다. 삼성은 국내 디스플레이 소부장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국내 설비·건설업체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약 2만6000명 규모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비수도권 지역에 첨단산업 제조시설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주요국은 자국에 첨단 제조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앞다퉈 보조금·세제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재계에선 삼성의 이번 투자가 첨단산업 입지로서 한국의 매력과 가능성을 환기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하고 고용을 줄이는 상황에서 디스플레이 분야에 선제적 투자를 하는 건 큰 의미가 있다. 한국 경제 전반의 자신감과 투자 의지를 끌어올리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를 통해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패널 생산라인을 세울 계획이다. 8.6세대는 원판 크기가 2290x2620㎜이며, 14형 기준으로 최대 88장의 패널을 만들 수 있다. 6세대 32장보다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생산성이 크게 높아져 경쟁력 재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선제적 투자로 스마트폰용 OLED 뿐만 아니라 노트북·태블릿 PC용 OLED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단단하게 만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OLED 양산에 성공했고 현재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에 OLED를 공급하면서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8.6세대 양산을 시작하는 2026년부터 IT용 OLED 패널을 연간 1000만대 생산한다. 주요 노트북 제조사들은 OLED 채택을 시작했고, 애플도 2026년부터 아이패드에 OLED 패널을 탑재할 예정이다. 향후 IT용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20%에 이를 것으로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준엽 문동성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