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 산불 주불 진화 완료…발생 53시간만

입력 2023-04-04 16:34 수정 2023-04-04 16:36
산림청 공중진화대원이 홍성군 서부면 산불현장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사흘 밤낮으로 이어진 충남 홍성군 산불의 주불이 53시간만에 잡혔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지난 2일 11시 홍성 서부면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불이 4일 오후 4시에 진화됐다고 밝혔다.

산불 영향구역은 1454㏊로 추정된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택 34채를 포함해 총 71동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 갑작스러운 산불로 주민 309명은 인근 갈산중·고와 마을회관 13곳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발화 초기부터 불길이 빠르게 번지자 산림당국은 불이 시작된지 약 2시간20여분만인 2일 오후 1시20분 산불3단계를 발령했다. 하지만 강풍으로 진화작업이 늦춰지면서 대원들은 사흘간 사투를 벌여야 했다.

실제로 이곳은 전날 오전 11시쯤 약 73%의 진화율을 보였지만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이 불며 불길이 재확산돼 같은 날 오후 4시 진화율이 58%까지 떨어졌다. 화세가 강해지면서 4일 새벽 1시쯤에 서부면 마을주민이 추가로 대피하기도 했다.

산림당국은 홍성 산불이 실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홍성군은 산불 발생 전 인근에서 작업했던 사람들 여러 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산불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당국은 향후 피해지 조사를 통해 정확한 화재원인과 피해면적 등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관계자는 “산불이 재발되지 않도록 잔불진화와 뒷불감시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전국에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작은 불씨가 대형산불로 확산될 수 있으므로 산림 100m 이내 지역에서는 화기 취급을 삼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