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코트로 비석 닦았나” 질문에 전우원이 내놓은 답

입력 2023-04-04 16:28 수정 2023-04-04 16:51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가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에서 문재학 열사 묘비를 닦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는 5·18국립묘지에 안치된 문재학 열사 묘비를 코트로 닦은 이유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가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에서 문재학 열사 묘비를 닦고 있다. 연합뉴스

전씨는 4일 SBS 라디오에 나와 ‘왜 코트를 벗어서 비석을 닦은 건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전씨는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국립묘지를 참배했다.

전씨가 문 열사 묘비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코트로 비석을 닦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전씨는 “그 자리에 제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죄라고 생각했다. 전두환 일가 구성원으로서 광주에 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많은 분들에게 상처로 남을 것 같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제가 그때 입고 있던 것 중 가장 좋은 게 코트였고, 코트를 사용해 (비석을) 다 닦아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그러면서 “당연히 코트보다 더 좋은 게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걸 사용해 닦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씨는 또 방명록에 적었던 문구가 할머니 이순자 여사 과거 발언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방명록에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 묻혀 계신 모든 분들’이라고 적었다.

전씨가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는 이 여사 2019년 발언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됐다.

전씨는 “사적으로 손자들에게도 그렇게 많이 말씀을 하셔서 들을 때마다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가족을 향한 두려움도 드러냈다.

그는 “아무래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본력이 센 사람들에 속하는 저희 가족들을 상대로 하고 있으니 두렵다”며 “어떻게 해코지를 당할까 매일매일 두렵고 무섭다”고 토로했다.

전씨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계속해 하는 이유에 대해 “라이브를 계속 켜두면 그래도 안전하다고 느낀다. 보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아버지 전재용씨와 지금 연락을 하지 않고 있느냐는 질문에 “해도 안 받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처음에는 (가족 모두) 다 오라고 했다”며 “그런데 막상 한국에 와서 연락을 드렸을 때는 연락을 피하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정치에 입문하기 위해 일련의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는 “정치권에는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저 스스로가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누가 통치를 하든 죄악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최소한 저 같은 큰 죄인은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