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사님, 제발 전도합시다.”
남성혁 장로회신학대 전도학 교수는 신학대학원 첫 학기 학교 언덕에 걸려있던 현수막을 여전히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코로나 이후 낯선 만남 자체를 피하고 온라인으로만 예배하는 성도가 늘어나면서 한국교회의 전도는 더 어려워졌다. 침체 상황의 전도 현실을 분석하고, 관계 소그룹 MZ세대 문화사역 지역사회의 5대 영역에서 전도의 새 방향을 모색하는 논문집이 발간됐다.
대한기독교서회는 한국선교신학회 30주년을 맞아 국내 선교신학자들의 대표 논문을 모은 ‘한국 교회 전도의 새로운 방향’(표지)이 출간됐다고 4일 밝혔다. 편집을 맡은 한국선교신학회 30주년 준비위원장 전석재 서울기독대 선교학 교수는 “한국교회 전도의 과거와 현재, 변화된 문화와 새로운 전도 방향, 5대 영역의 전도 전략 등을 논의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관계 중심의 전도는 김성욱 총신대 선교신학 교수가 저술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하나님과 성서보다 관계를 맺고 있는 교인들의 생활을 보고 기독교를 판단하므로 교인들의 삶에 기반한 관계가 전도의 첫걸음이라고 밝힌다. 일차적으로 전도하려는 성도들의 변화된 인격과 삶, 구체적 헌신이 필수이며 예수를 닮아가고 시간을 내 상대방을 깊이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전한다.
소그룹 중심의 전도는 전 교수가 맡았다. 그는 “미래 교회의 형태는 초대 교회의 구조를 나타낼 것”이란 칼 조지의 언급을 인용한다. 초대 교회의 구조란 “수천 명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크면서도 개인적 접촉이 가능할 만큼 작은 교회”를 말한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예배드리는 대규모 회중 교회 모임과 인격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소그룹을 동시에 갖춘 이중적 교회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MZ세대를 향한 전도는 정기묵 장신대 선교신학 겸임교수가 맡았다. 날 때부터 디지털이며 포스트모던의 세례를 받고 스마트폰과 테이크아웃 음료를 든 이들이 교회를 지루한 곳으로 여기는 한편 신앙과 과학의 대립으로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정 교수는 스마트폰의 장점을 활용한 전도 방법 개발에 더해 MZ세대 스스로 자기표현을 하고 스스로 느끼는 경험을 갖게 하도록 교회가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세계선교학회 회장인 박보경 장신대 선교학 교수는 문화사역을 통한 전도를 언급한다. 문화강좌를 통한 교회 문턱 낮추기, 티룸을 활용한 복음 이야기 공간, 청년 구도자를 위한 영화 예배 등을 소개한다.
지역사회 중심 전도는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실천신학 교수가 저술했다. 아파트 전도로 유명한 인천 부광교회와 전교인 택시 타기 운동의 서울 연동교회 등을 언급한다. 김 교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는 현대사회의 척박한 삶의 토양에서 복음이 빚어내는 온기를 지역사회에 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