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업빌딩 거래 10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직거래 수두룩

입력 2023-04-04 15:34

서울 시내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량이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다만 예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인 데다 면적과 거래금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꼬마빌딩’이 대부분이었다. 전국적으로 이들 빌딩은 중개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직거래가 주를 이루며 수익률 악화를 만회해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서울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가 85건으로 전월 52건 대비 63.5% 늘었다고 4일 밝혔다.

서울 빌딩 매매거래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9개월 연속 하락하며 2008년 11월(50건)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2월은 10개월 만에 하락세를 끊기는 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 거래량 200건에 비하면 42.5% 수준에 불과하다. 또 거래량은 전월 대비 60% 넘게 늘었지만 거래금액은 같은 기간 5282억원에서 5167억원으로 오히려 2.2% 줄었다. 지난해 2월(2조495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부동산플래닛 관계자는 “거래량이 늘었음에도 거래금액이 줄어든 이유는 꼬마빌딩을 비롯한 소형 빌딩 거래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2월 매매된 상업·업무용 빌딩은 1건을 제외한 84건이 연면적 3300㎡(1000평) 미만의 소형 빌딩이었다. 거래 금액대는 10억원 이상~50억원 미만이 39건으로 전체의 45.9%를 차지했다.

전국 단위로 살펴본 부동산R114 조사에서는 올해 2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거래가 4111건으로 전월 2771건 대비 48.4% 증가했다. 거래 유형별로 매매 당사자 간 직거래가 57.4%인 2361건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특히 숙박시설은 전체 매매거래 721건 중 87.2%인 629건이 직거래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직거래 숙박시설의 평균 전용면적이 58㎡로 크지 않은 점으로 미뤄볼 때 생활형숙박시설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수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증여나 직거래에 나선 소유자들도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생활형숙박시설은 아파트나 빌라와 달리 주택에 포함되지 않아 지난 부동산 상승기에 대안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부동산시장 침체와 맞물려 외면을 받고 있는 데다 올해 10월까지 용도를 주거용에서 오피스텔로 바꾸지 않으면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된다.

여 연구원은 “올해 2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가 전월보다 늘었지만 일반적인 중개거래가 어려워지면서 증여 및 직거래가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투자수익률이 낮아진 만큼 가격을 낮춰 빨리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