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 주가가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추가 감산 발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을 따라 5.9% 급등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선택을 받은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을 포함한 에너지 기업이 대체로 상승했다. 이로 인해 4일(한국시간) 마감되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98% 상승한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7% 하락했다.
1. 엑슨모빌 [XOM]
엑슨모빌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9%(6.47달러) 오른 116.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노코필립스가 9.28%, 옥시덴털이 4.4%, 셰브론이 4.16%로 석유 기업의 강세가 뚜렷했다. 영국 석유 기업 쉘의 미국 예탁증권(ADR)도 5.16%나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는 다음달부터 매일 116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할 계획을 지난 3일 발표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달부터 매일 50만 배럴씩 줄였던 원유 생산량을 올해 연말까지 이어간다.
이로 인해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28% 오른 배럴당 80.42달러에 마감됐다. 일간 상승률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나타났다. 장중 한때 8%까지 치솟았다.
다만 월스트리트 금융가는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둔화에서 원유 수요가 불확실한 탓이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OPEC+의 감산 규모에 대해 “발표된 것보다 작은 규모로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락하던 국제유가의 상승 반전을 앞두고 옥시덴털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린 버핏 회장의 투자는 이번에도 적중했다. 버크셔는 지난달 3일과 6~7일 옥시덴털 주식 580만주를 60달러 안팎에서, 같은 달 23일과 27일 58~59달러에서 370만주를 사들였다는 내용의 자료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버크셔의 옥시덴털 지분율은 23.5%로 늘어났다.
2. 테슬라 [TSLA]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6.12%(12.69달러) 급락한 194.77달러에 마감됐다. 차량 인도량이 4분기 연속으로 늘어났지만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밑돌았고, 지속적인 가격 인하 압박에 따른 이익 감소 우려로 주가를 억눌렀다.
테슬라는 “1분기 차량 인도 대수가 42만2875대로 집계됐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의 31만48대와 비교하면 1년 만에 36%, 직전인 지난해 4분기의 40만5278대 대비 3개월 만에 4%씩 인도량이 늘어났다. 차량 인도량은 4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 발표치는 월스트리트에서 엇갈린 애널리스트 전망치의 사이에 있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 전망치인 42만1000대보다 웃돌았지만,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전망치인 43만2000대를 하회했다.
차량 인도량보다 주목을 받은 건 앞으로의 이익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에서 지속적인 가격 인하 압박에 따라 테슬라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도전적인 거시경제 환경에서 테슬라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며 모델 Y 가격이 5만5000달러에서 4만8500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3.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 [WWE]
미국 프로레슬링 운영단체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15%(1.96달러) 하락한 8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종합격투기 UFC를 운영하는 인데버그룹과 합병을 발표하면서다.
합병 기업의 지분율은 인데버그룹에 51%, WWE 주주들이 49%씩 분할된다. 이사회는 인데버그룹에서 6명, WWE에서 5명으로 꾸려진다. WWE의 빈스 맥마흔 이사회 의장은 회장을, 인데버그룹의 아리 에마뉴엘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직함을 각각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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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