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주차장에서 주차 자리가 아닌 곳에 다른 차량들의 통행을 막은 채 주차돼 있던 차량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차량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던 가운데, 해당 차량이 이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의 수행용 차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 빌런’ 논란은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 A씨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촉발됐다. A씨는 “본회의 참석을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다시 서울로 왔더니 공항 주차장에 웬 놈의 차가 개념 없이 주차해 놓았다”며 “차에 어떠한 연락처도 없어 한참을 시간을 허비하며 기다렸더니 알고 보니 이재명 차”라고 적었다.
A씨는 1장의 사진을 첨부했는데, 검은색 벤 차량이 주차 구역에 세워진 차량 3대 정도를 가로막은 채 가로로 주차돼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다른 데 주차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입구에서 가까운 위치에 무개념으로 세웠다. 심지어 수행기사의 제대로 된 사과도 없었다”고 했다.
이날 매일경제에 따르면 A씨는 공항 의전실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항의전실에 확인한 결과 이재명 대표 차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 대표 수행비서한테 차량이 사고가 나서 다른 차량을 가지고 왔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고 매체에 전했다.
해당 게시물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논란이 번졌다. 댓글에는 이 대표를 비판하는 반응들이 쇄도했다. 의혹이 언론에까지 소개되며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 측은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재명 당 대표실 관계자는 “이 대표의 차가 아니다. 차종부터 다르다”며 “(해당 글에 대해) 어떻게 조치할지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작성자에게 허위사실임을 알리고 사과는 받아야겠다”고 매체에 말했다. 실제로 해당 차량은 이 대표가 검찰이나 법원 출석 당시 탔던 차량과 차종과 차번호가 모두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차량을 추적해 보니 이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이 이용한 렌터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천 의원실 관계자는 “차량 부품 문제가 생겨 어제오늘 렌트를 했는데, (사진에 찍힌) 그 차량이 맞다”며 “수행비서관이 의원님을 태우러 갔다가 비행기가 연착됐다. 렌터카이다 보니 명함이나 연락처를 깜빡하고 못 두고 오셨던 상황”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이 대표 차량은 아니었으나, 이 대표 측근인 민주당 의원의 차량이 장시간 다른 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하며 불법주차했던 건 사실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차를 빼는 데 방해를 받은 여당 의원실 차량을 비켜 차를 바로 빼드렸다. (수행비서관이) 사과도 했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매체에 해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