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네 번째 연임 확정

입력 2023-04-04 05:30
네 번째 연임이 확정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국립발레단

강수진(56)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의 네 번째 연임이 확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빠르면 4일, 늦어도 5일 오전에는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국립 예술단체 수장이 네 번 연이어 임명된 것은 강 단장이 처음이다.

강 단장의 4연임 확정은 국립발레단이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5일 오후 강 단장이 국립발레단 비전을 발표한다고 예고한 것이다. 이와 관련 강 단장의 4연임 확정 여부를 묻자 문체부와 국립발레단은 부인하지 않았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였던 강 단장은 2014년 1월 임기 3년의 국립발레단장에 처음 임명된 이후 2017년과 2020년 연거푸 연임된 바 있다. 문체부는 강 단장의 3연임을 발표할 때 국립발레단의 레퍼토리의 다양화와 함께 공연 횟수, 티켓 판매율, 고객 만족도에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KNB 무브번트 시리즈를 통해 단원의 안무 잠재력을 발굴하고 창작 발레 발전을 도모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세 번째 임기는 강 단장에게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안겼다. 3연임 확정 직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이 중단된 상황에서 단원들의 방역 위반과 개인레슨 등 일탈 행위들이 잇따라 드러난 것이다. 이것은 문체부의 국립 예술단체 단원 외부활동 전수조사로 이어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찍은 영상이 무용수 혹사 논란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까지 됐다. 결과적으로는 진정이 기각됐지만, 강 단장은 한동안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문체부가 강 단장의 4연임을 결정한 배경에는 팬데믹과 단원들의 일탈 문제를 빠르게 수습하고 조직을 재정비한 것, 국립발레단 창단 60주년이었던 지난해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 것 등이 꼽힌다. 최근 국립발레단장 후보로 여러 명의 하마평이 오르내렸지만, 문체부는 직업발레단 경력과 해외 네트워킹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강 단장의 연임이 최선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강 감독은 1985년 모나코 로열발레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했으며 1997년 수석무용수로 승격됐다. 1999년 ‘발레계의 오스카상’으로 꼽히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무용수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으며 2007년 독일의 궁중무용가로 선정된 바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