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 제천 봉황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와중에 술자리에 참석한 사진이 온라인에 확산되며 논란이 됐던 김영환 충북지사가 “(화재) 현장에는 안 가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3일 충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2일) 옥천 산불 현장도 제가 가면 (현장에서)여러 가지 혼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돌아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전날 괴산군 자택에 있다가 옥천군 군북면 야산 산불 상황을 보고 받고, 산불 현장으로 향했으나 대책본부까지는 가지 않은 채 옥천군 안내면사무소에 머물다 돌아왔다.
김 지사는 “도 재난안전실장, 옥천군 관계자와 통화한 결과 (그쪽에서)안 오는 게 좋겠다고 했고, (지사가 가면)진화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불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꼭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그러나 지난달 30일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 산불이 발생했을 때 인근 충주시에서 술자리에 참석했던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으니 따로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김 지사는 당시 술자리에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뭇매를 맞았다.
도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산불 대응 매뉴얼에 따라 피해면적 100㏊ 이하 1~2단계 지휘권자는 시·군·구청장이고, 시·도지사는 피해면적 100㏊ 이상 대형 산불을 지휘한다”면서 “도는 당일 제천 산불이 안정화하는 단계로 판단해 (지사의)현장 방문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지휘권자가 시·군·구청장이더라도 지사로서 더 적극적으로 재난에 대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사가 술자리에서 즐거워할 때 제천지역 주민들은 산불 진행 상황을 보며 숨죽이고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