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8336m에 사는 꼼치가 촬영되면서 가장 깊은 바닷속에서 발견된 물고기 자리에 올랐다.
앨런 제이미슨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도쿄해양대학 연구진과 협력해 일본 남부의 이즈 오가사와라와 해구 8336m 깊이에서 꼼치류인 슈돌리파리스 벨예비(Pseudoliparis belyaevi)가 헤엄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가장 깊은 바닷속에서 발견된 물고기는 2017년 마리아나 해구 8178m 깊이에서 발견된 것으로, 이번엔 그보다 158m 깊은 곳에서 심해어가 포착된 것이다.
연구진은 해당 심해어를 포획하지는 못했으나 8022m 깊이에서 다른 표본 두 마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저 8000m보다 깊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포획한 것 또한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심해 꼼치에 대해 연구진은 “매우 작고 어린 물고기”라고 밝혔다. 이들은 “꼼치는 다른 심해어들과 달리 어린 시기에 더 깊은 바닷속에서 지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종류가 300종가량 되는 꼼치는 강어귀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얕은 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는 매우 깊은 해구에 적응해 살기도 한다. 북극이나 남극 등 찬 바닷물에 사는 경우도 있다.
해저 8000m에 달하는 깊이에서 물고기는 해수면 800배 수준의 압력인 80MPa(메가파스칼)을 견뎌야 한다. 꼼치는 몸이 젤리 같은 감촉이어서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유리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초소형 갑각류를 빨아들여 양분을 얻는 꼼치에게 해구는 생존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제이미슨 교수는 “15년 넘게 심해 꼼치를 연구하면서 정말 놀라운 것은 단지 꼼치들이 사는 깊이 자체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디까지 깊숙이 내려가 생존할 수 있는 지”라고 말했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