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도 또한 서로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해요”

입력 2023-04-03 15:16 수정 2023-04-03 15:2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러므로 ‘주’이고 ‘선생’인 내가 직접 그대들의 발을 씻어 주었으니, 그대들도 또한 서로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해요.”(요 13:14, 새한글번역)

예수님이 경어체를 쓴다. 식사 자리에서 일어나 수건을 집어 몸에 둘러 묶고는 물을 대야에 부으신 후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수건으로 닦는다. 고대 사회에선 종이 주인의 발을 씻겨야 했다. 예수님은 종의 역할을 스스로 맡아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고 새 계명을 말한다.

“서로 사랑하세요! 내가 그대들을 사랑한 것처럼, 그대들 자신들도 서로 사랑하세요!”(요 13:34, 새한글번역)

대한성서공회는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아 ‘새한글성경으로 읽는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 영상을 제작했다고 3일 밝혔다. 4일엔 요한복음 13장 1~5절과 12~17절 말씀을 통해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말씀을 낭독한다. 간단한 묵상과 함께 기도문을 제공한다. “주님, 주님께서는 섬김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본을 보여 가르쳐 주셨습니다. 제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고, 제가 오늘도 눈을 열어 사랑과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보게 하여 주소서. 아멘.”


새한글성경은 디지털 읽기에 특화된 50자 내외 16어절의 문장을 지향한다. 예수님은 부활 전까지 제자들에게 경어체를 쓰며 섬김의 본을 보이다 부활 후에는 권위 있는 말투로 막달라 마리아에게 말한다. “너는 나의 형제들한테로 가서 그들에게 말해라. ‘나는 나의 아버지 곧 너희들의 하나님께로 올라간다.’하고 말이다.”(요 20:17, 새한글번역)

대한성서공회는 2021년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을 선보였고, 올해 말 구약을 포함한 완역본을 발간할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