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작년 말에도 최고치… 56%는 다중채무자

입력 2023-04-03 10:53 수정 2023-04-04 16:07

코로나19 이후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10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됐다. 자영업 대출자 10명 중 6명은 3개 이상의 대출을 받아 금리 인상기에 취약한 ‘다중채무자’로 나타났다. 이들의 연이자 부담액은 1년 반 사이 평균적으로 1000만원가량 불어난 것으로 짐작된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의 대출은 1019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대출 종류별로는 사업자대출이 671조7000억원, 가계대출이 348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원) 처음 1000조원을 웃돈 뒤 계속 불어나 4분기에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증가율은 0.6%로 3분기(2.0%)보다 낮아졌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자영업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분을 추산(지난해 4분기 말 변동금리 비중 추정값 72.7% 반영)한 결과, 대출금리가 0.25% 포인트 높아지면 전체 이자액은 1조9000억원, 1인당 평균 연이자는 60만원 불어났다. 1.50% 포인트 오르면 1인당 증가액은 362만원까지 늘었다.

전체 자영업 대출자 가운데 56.4%에 해당하는 173만명은 가계대출을 받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였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 대출의 70.6%(720조3000억원)를 다중채무자가 차지했다. 이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작년 4분기 말 현재 4억2000만원으로 추정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도 일반 자영업 대출자보다 더 많이 뛰었다. 금리가 0.25%포인트, 1.50%포인트 인상되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1인당 연이자는 76만원, 454만원씩 불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