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산불, 밤샘 진화작업에도 “아직 잔불 남았다”

입력 2023-04-03 08:43 수정 2023-04-03 10:33
2일 오후 산불이 발생한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소방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밤샘 진화작업에도 불구하고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20시간째 완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3일 오전 6시50분 기준 인왕산 산불 진화율은 98%로 집계됐다. 표면이 대부분 돌로 이뤄져 인왕산 곳곳에 남은 잔불을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불씨가 되살아나기 때문에 완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날이 밝아 오면서 소방헬기도 다시 투입됐다.

2일 오후 산불이 발생한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산림청 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 당국은 전날 오후 5시쯤 큰 불길을 잡고, 대응단계는 2단계에서 1단계로 낮춘 뒤 잔불 정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해가 지면서 소방헬기가 철수하는 등 완진까지는 시간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인왕산 산불은 2일 오전 11시53분쯤 인왕산 북동쪽 자하미술관 인근 기차바위 쪽 6부 능선에서 발생했다. 불길이 동풍을 타고 정상 부근으로 번지면서 반대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까지 연기가 확산됐다. 개미마을을 중심으로 120가구 주민이 한때 대피했다가 현재는 대부분 귀가했다.

소방 당국과 산림청은 이날 산불로 축구장(7140㎡) 21개 면적에 해당하는 임야 15㏊(헥타르)가 불탄 것으로 추산했다. 화재 진압과 주변 수습에 장비 123대와 소방·경찰·구청·군 인력 등 모두 4200여명이 동원됐다. 경찰은 방화와 실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