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축제는 미친 짓” 석촌호수 등장한 ‘반일 시위男’

입력 2023-04-03 06:25 수정 2023-04-03 09:47
벚꽃이 절정에 이른 1~2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사쿠라는 일본꽃' 등의 문구를 들고 시위 중인 남성의 모습이 목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벚꽃축제 현장에서 ‘사쿠라는 일본 꽃’ 등의 문구를 달고 반일 운동을 펼친 남성에 대한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이 남성은 최근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비난하기 위해 ‘벚꽃축제 반대’ 퍼포먼스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이 남성을 목격했다는 후기가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벚꽃이 절정에 이른 1~2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사쿠라는 일본꽃' 등의 문구를 들고 시위 중인 남성의 모습이 목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남성은 대중의 눈길을 끌기 위해 이른바 ‘일장기 패션’을 준비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흰색 옷으로 입었다. 그가 든 깃발과 목에 건 팻말 역시 흰색 배경이다. 대신 흰색으로 포장한 자신의 온몸을 활용해 빨간색 글씨로 문구를 적고 빨간 일장기도 그려 넣었다.

그가 든 깃발에는 ‘사쿠라는 일본 꽃’이라는 문구와 함께 ‘日편단심 사쿠라?’ ‘오직 국익을 위해 통 크게 독도도 몰래 줄듯?’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또 욱일승천기의 가운데 부분에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그려 넣었고, 국민의힘을 조롱하는 ‘국짐당’이라는 용어도 일장기와 함께 적었다. 그가 몸에 두른 팻말에는 ‘벚꽃축제는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도 적혀 있다. ‘반일 시위’로 보이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면 한·일 관계를 고리로 윤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벚꽃이 절정에 이른 1~2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사쿠라는 일본꽃' 등의 문구를 들고 시위 중인 남성의 모습이 목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남성이 목격된 날짜는 주말이었던 지난 1일과 2일이다. 벚꽃이 절정을 이뤄 인파가 쏟아진 석촌호수에서 이 같은 퍼포먼스를 벌이며 대중의 시선을 끌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남성이 정치적인 내용으로 자주 1인 시위에 나선다는 점 등이 거론되며, 내용과 형식이 모두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흔히 벚꽃나무로 불리는 왕벚나무의 원산지를 두고는 논란이 많다. 국립수목원은 지난 2018년 유전자 분석을 통해 제주도에 자생하는 제주왕벚나무와 일본의 왕벚나무가 서로 다른 종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벚꽃축제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윤중로 등에 심어진 벚나무는 대부분 일본산 벚나무가 심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벚나무를 두고 역사 인식을 언급하는 게 과하다는 의견도 많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