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가 전부인가… ‘강남 납치’ 추가 공범 집중 수사

입력 2023-04-03 04:15 수정 2023-04-03 09:52
강남 납치·살인 범행 당시 인근 CCTV에 찍힌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체포한 용의자 3명 이외에 범행을 사주한 공범이 더 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피해자 A씨, 납치·살해를 제안한 혐의를 받는 이모(35)씨와 금전 문제로 얽힌 주변 인물들의 구체적인 관계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사이버 분야 전문인력을 동원해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이들 사이의 금전거래와 오간 돈의 성격, A씨가 보유한 자산 규모와 관련 사업, 법적 분쟁 상황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추가 공범이 확인될 경우 가상화폐 투자 실패에서 비롯한 원한 관계가 청부살인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이씨와 황모(36)씨, 연모(30)씨를 차례로 체포해 범행 경위를 추궁했다. 연씨는 “황씨가 빚 3600만원을 대신 갚아준다고 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씨를 직접 납치·살해한 황씨와 연씨는 A씨와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을 납치 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3명이 긴급 체포된 가운데, 31일 오후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대전 대덕구 대청호 인근 야산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A씨를 범행 대상으로 지목해 황씨 등을 차례로 범행에 끌어들인 이씨는 “납치·살해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A씨와 관계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 중이다.

경찰은 그러나 이씨가 피해자 거주지와 동선을 알려줬다는 공범 진술로 미뤄 A씨와 면식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강도살인·시체유기 혐의로 체포된 3인조의 구속 여부는 3일 결정된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A씨를 납치해 이튿날 대전에서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이씨는 최근 강도·주거침입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됐으나, A씨를 대상으로 한 범행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