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즉석 원두커피 가격을 1000원대로 낮추며 알뜰족에 손짓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들의 가격 인상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편의점이 올해 여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 들을 흡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는 오는 11일부터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는 2700원에서 2900원으로, 바닐라라떼와 헤이즐넛라떼는 3000원에서 3300원으로 각각 7.4%, 10% 오른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는 앞서 지난해 12월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제외한 음료 57종의 제품 가격을 200~700원 인상했다.
잇따른 커피 가격 인상 소식에도 편의점 업계는 오히려 원두커피 가격을 내리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커피 전문점 못지않은 고품질의 커피를 더욱 저렴하게 판매해 커피값이 부담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CU는 4월 한 달 간 즉석원두커피 브랜드인 ‘CAFE GET’의 ‘GET 아이스아메리카노 2종(L, XL)’을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현장에서 즉시 30%를 할인해 주기로 했다. 얼음컵을 포함한 L 사이즈와 XL 사이즈의 할인 가격은 1260원, 1400원이다. 라떼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컵얼음(230g)에 연세우유(200㎖)를 넣고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해 만드는 ‘GET아이스라떼(XL)’도 2500원에서 2000원으로 할인 판매한다. CU 관계자는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해 GET아메리카노 1+1 행사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가격을 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근 전방위적 물가 오름세에 가격민감도가 높아진 현상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GS25도 같은 기간 ‘카페25’의 월간 타임세일을 진행한다.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핫아메리카노(R)는 기존 1300원에서 1000원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R)는 1800에서 1500원으로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30만개 한정 할인 QR코드를 어플을 통해 할인받는다. 통신사 할인과 중복 적용돼 할인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빵이나 샌드위치와 함께 커피를 구매하면 1000원을 추가 할인하는 ‘콤보 세일’도 진행한다.
할인 이벤트까지 진행되면서 편의점 원두커피 매출신장률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CU의 경우 2020년 원두커피 매출신장률은 19.6%에서 2022년 24.8%로 매해 성장 중이다. 커피전문점의 가격 인상에 따라 1000원대 편의점 커피 수요도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조정한 기자 j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