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8 전당대회를 통해 김기현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으나 지지율 하락에 고전하고 있다. 새 지도부가 친윤(친윤석열)계 일색으로 꾸려졌다는 비판을 받은 데다가 김재원 최고위원의 잇단 설화, 정부 정책의 혼선 등 악재가 이어진 탓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3월 28~3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3%를 기록했다. 전당대회 직전인 3월 첫째 주에 집계된 지지율(39%)보다 6% 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29%에서 33%로 4% 포인트 올라 국민의힘 지지율과 동률을 이뤘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근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 등 정부 정책이 혼선을 빚으면서 비판 여론이 커진 것이 여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김 대표가 내세웠던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슬로건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도 지지율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주요 당직은 유승민계로 분류됐던 강대식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것을 제외하면 친윤계가 장악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최고위원 경선에서 최다 득표로 선출된 김 최고위원이 ‘5·18 정신 헌법 수록 불가’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김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마이크로타깃팅’(세분화한 대상에 맞춤형 정책 제공)을 통한 민생 정책 행보로 지지율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취약한 MZ세대부터 공략에 나섰다. 김 대표는 지난달 19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학생에게 아침식사를 1000원에 제공하는 ‘1000원의 아침밥’ 사업의 예산 확대를 정부를 주문했다.
김 대표가 ‘1호 특별위원회’로 띄운 민생특위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민생119’라는 이름이 붙은 이 특위는 3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연다. 특위 위원들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오찬을 하면서 물가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