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차이나, 남방항공, 동방항공 등 중국 3대 항공사가 지난해 20조가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 정책인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하늘길이 막혔던 것이 원인이다. 올해는 중국 정부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선언으로 반등이 예상된다.
2일 각 항공사가 발표한 경영실적 보고서를 종합하면 중국의 ‘빅3’ 항공사는 지난해 1090억 위안(약 20조772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409억5700만 위안(약 7조8371억원) 보다 약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기록적인 손실’이라고 전했다.
3대 항공사 모두 큰 폭의 적자를 냈다. 에어차이나는 지난해 386억 위안(약 7조35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객 운송 수입과 화물 및 우편 운송 수입이 모두 감소했는데, 2021년보다 166억 위안(약 3조1634억원)보다 손실액이 132%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 직후인 2020년 144억 위안(약 2조744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에어차이나는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전체 매출은 529억 위안(약 10조811억원)에 그쳤다. 에어차이나는 “여객 이동 수요 저조, 고유가, 환율 변동 등 복합적 요인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남방항공은 326억 위안(약 6조2125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2021년 121억 위안(약 2조3058억)보다 손실액이 3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적자 폭이 커졌다. 매출이 461억 위안(약 8조7852억원)으로 31%나 감소한 동방항공은 적자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순손실이 122억 위안(약 2조3249억원)이었는데, 지난해는 373억 위안(약 7조5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편 것이 영향을 줬다. 중국 민간항공국(CAAC) 통계를 따져보면 2022년 중국의 항공 탑승객 수는 2억5000만 명에 그쳤다. 이는 2021년 대비로는 43% 감소한 것이고,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했을 땐 38.1%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봉쇄 정책을 폐기하고,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이민국에 따르면 해외 단체 여행 재개 첫날인 지난달 6일 출입국 인원수는 67만6000에 달했다. 단체 여행 재개 전날 대비 32.8%, 해외 입국자 격리 규정을 없애면서 국경을 재개방하기 이전과 비교하면 124.2% 증가한 수치다.
남방항공은 “5월까지 국내선 승객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국제선 수요는 코로나 이전의 40%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내 여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중국 빅3의 적자 폭도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 항공사와 달리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해 유류비, 인건비 등 고정비용 증가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실적에 힘입어 역대 최대인 13조412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2021년(1조4644억원)보다 97% 증가한 2조8836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아시아나는 매출액 5조6300억원, 영업이익 733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3%, 60.1% 증가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