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균안 호투 롯데, 잠실벌 개막시리즈 두산에 설욕

입력 2023-04-02 17:50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끈한 타격전 다음은 명품 투수전이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선발투수 나균안의 ‘짠물투’에 힘입어 두산 베어스에 승리를 거두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두산도 연이틀 홈을 메운 만원 관중 앞에서 분전했으나 결정적인 한 방 부족에 울었다.

롯데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3시즌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한동희의 7회 2타점 적시 2루타가 결승타였다.

전날 개막전에서 양 팀은 서로의 마운드를 맹폭했다. 승리는 새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두산에 돌아갔지만, 두 팀 모두 출혈이 상당했다. 선발로 나선 외국인 에이스들을 포함해 투수를 각각 9명씩 동원하며 총력전을 폈다.

이날 경기 양상은 전혀 딴판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두산 최원준과 롯데 나균안 모두 효율적인 투구로 상대 타선을 맞춰 잡으면서 6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0의 행진이 깨진 건 7회 초 롯데 공격이었다. 1사 후 4번 타자 전준우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3-유간에 빠지는 안타를 때려냈고, 후속 타자 고승민마저 풀카운트 끝에 안타로 출루했다. 1사 1, 3루 득점권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한동희는 최원준의 시속 125㎞ 슬라이더를 힘 들이지 않고 잡아당겨 좌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3루에 있던 전준우는 물론 1루 주자 고승민까지 홈을 파고들었다.

두산은 찬스마다 빈타에 시달렸다. 안타와 볼넷 개수 모두 롯데에 앞섰는데도 불구하고 추격점을 만들어내는 데 번번이 실패하며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특히 후반부엔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 연속으로 선두타자가 1루를 밟았으나 한 번도 불러들이지 못했다.

나균안은 6.2이닝 5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전날 장단 12안타를 폭발시켰던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7회 2아웃 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고졸 신인 이태연을 비롯해 구승민과 김원중 등 계투진도 제 몫을 해냈다. 두산 선발 최원준은 7이닝 2실점 호투에도 득점 지원 부족에 고개를 숙였다.

전날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한동희는 “전준우·정훈 선배가 ‘시즌은 길다’고 조언해준 덕에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나균안이 커리어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며 “앞으로 팀이 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경기”라고 칭찬했다.

양 팀 팬들은 열정적인 응원으로 화답했다. 이날 잠실구장 2만3750석은 경기 시작 53분 만에 꽉 찼다. 전날 개막전에서도 만원 관중을 동원했던 두산은 지난해 10월 8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포함해 홈 3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수립했다. 2017년 4월 29일~5월 5일 이후 6년 만이다.

한편,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 간 맞대결에선 부상이 발생했다. 3루수로 선발 출장해 3안타 맹활약 중이던 기대주 김도영이 4회 주루 과정에서 왼쪽 발목에 통증으로 빠졌고, 검진 결과 중곡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전날엔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에이스 버치 스미스가 어깨 통증을 호소해 자진 강판했고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