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北 영변서 강한 움직임, 경수로 완성된 듯”

입력 2023-04-02 16:17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확대를 지시한 가운데 영변의 주요 핵 시설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달 3일과 17일 찍힌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ELWR)가 거의 완성돼 운영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는 활동이 발견됐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8노스에 따르면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는 계속 작동하고 있으며, 실험용 경수로 근처에 가로 42m, 세로 15m 크기의 새로운 건물이 건설되고 있다. 약 20개의 방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건물은 원자로를 운영하는 직원들의 거처나 관리 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실험용 경수로 펌프실에서 약 75m 떨어진 곳에서 인근 구룡강으로 물이 방출된 것도 관찰됐다. 실험용 경수로 주변에서 방류가 포착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원자로 내부에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2021년 7월부터 가동되고 있는 5MW 원자로는 현재 사용후핵연료를 배출하고 연료를 재충전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자로의 사용후핵연료 저장 건물에서 새로운 건설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아 당분간 연료가 배출되지 않을 수 있다.

38노스는 또 우라늄 농축 공장(UEP) 남쪽 단지에서 산화우라늄(UO2)-사불화우라늄(UF4) 변환 건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건설, 보수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우라늄 농축 능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7월 이 건물 지붕의 큰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이 관찰돼 건물 해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지난해 12월 새 지붕이 추가되고 건물 개조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금속 합금 작업장 옆에 새로 건설 중인 단층 지원 건물에는 지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과거 5MW 원자로 연료를 위한 연료 피복제 생산에 쓰였다. 이 건물이 향후 어떤 기능을 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UO2-UF4 변환 건물 남쪽 지역에는 관리나 기술적인 목적의 사무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세 개의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38노스는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이 김 위원장의 최근 지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7일 “언제 어디서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돼야 한다”며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 위한 무기급 핵물질 생산 확대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