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때 측근으로 불리다 저격수로 돌아선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이 증인으로 참석하는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31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3회 공판을 열고 유 전 본부장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법원에 도착한 이 대표에게 취재진의 질문 공세가 시작됐지만, 이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의 대면은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렸다.
이날 공판의 첫 번째 증인인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관계를 증언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처장을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호주와 뉴질랜드 출장에 김 처장이 동행한 점에 비춰 이 대표의 발언이 허위라고 보고 있다.
이 출장에 동행한 유 전 본부장도 이 대표가 김 처장을 몰랐을 리 없다는 입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본인 재판의 휴정 시간에 취재진에 “(이 대표가) 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김문기씨가 2명만 탑승할 수 있는 카트를 몰아 이재명 대표를 보좌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대장동 비리 의혹 재수사가 이뤄지자 이 대표에게 불리한 ’폭로성 발언’을 이어왔다.
“김 처장을 몰랐다”는 이 대표 발언에 배신감을 느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 측은 그러나 출장에 동행해 골프를 쳤다는 이유만으로 ‘김 처장을 알지 못했다’는 말을 허위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 재임 중 해외 출장이 16차례 있었고 성남시 공무원 등 10여명이 매회 함께하는 게 일반적이어서 김 처장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