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확장적 재정·통화정책 못해…대출규제 계속 완화”

입력 2023-03-30 15:06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259회 경총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30일 “금융시장 불안 요인에 선제적 대응을 하면서도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은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259회 경총포럼 강연자로 나선 김 위원장은 ‘주요 정책 여건과 금융정책 방향’을 소개하면서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유동성을 확대하는 ‘돈 풀기’에 나섰지만, 이제는 유동성을 줄여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을 비롯해 기업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이 30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259회 경총포럼에서 손경식 경총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김 위원장은 “부채가 많이 쌓여 있는데 금리를 너무 빨리 갑자기 올린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현재 경제 상황을 한마디로 짚었다.

그는 “그렇다면 왜 부채가 이렇게 많으냐. 두 번째는 왜 급격하게 금리를 올려야 했느냐는 질문이 나온다”며 “부실한 기업을 살리려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첫 번째인데 돈을 풀었다는 건 다른 쪽에선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돈이 많이 풀려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돈을 더 풀면서 자산가격의 급상승 등 여러 부작용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전까진 세계의 분업화로 물가가 오르지 않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각국이 보호무역으로 돌아서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져 에너지,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비롯해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 물가를 안정시키려 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것과 금리를 높여서 경기가 위축되고 어려워져 고통받는 것 중 판단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고, 부동산 금융 관련 리스크 관리와 기업 부실 확대 방지, 금융권 부실 전이 차단 등을 올해 주요 정책 방향으로 소개했다.

그는 또 “가장 바보 같은 정책이 돈 있는 사람이 돈 못 쓰게 하는 정책이다. 왜곡된 정책 때문에 부동산도 돈 있는 사람이 못쓰게 했는데 그걸(대출규제) 다 풀었다”면서 규제 완화 정책을 계속 펴나갈 것을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