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야구 판에 한 가지 악재가 추가됐다. 이번엔 프로 야구팀 단장이 선수와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파문에 휩싸여 사의를 표명했다. 발언의 속뜻을 두고 당사자간 입장차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논란 자체만으로도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엔 날벼락이다.
KIA 타이거즈는 29일 사의를 표명한 장정석 단장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해 구단 자체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또 그에 1시간 가량 앞서서는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도 동 사안을 신고했다.
KIA는 지난해 팀에서 뛰었던 포수 박동원(현 LG 트윈스)의 계약 협상 당시 장 단장이 금품, 즉 ‘뒷돈’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제보를 최근 입수했다. 이후 녹취록 등을 통해 사실 관계를 파악한 구단 측은 장 단장의 당시 발언에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징계위 회부를 결정했다. 장 단장 본인도 사의를 표명했다.
구체적인 당시 발언 내용 및 표현은 공개되지 않았다. 발언 진의를 두고 입장 차도 있다. 장 단장은 과거 넥센 히어로즈 시절부터 절친했던 박동원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농담조로 건넨 말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해가 빚어졌다는 취지다.
다만 KIA는 사안의 중대성과 당사자의 직위 등을 고려할 때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징계위를 열었다. KIA 관계자는 “농담이고 덕담이고를 떠나 협상 과정에서의 그런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단장으로서, 그 직책으로선 부적절하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1996년 현대 유니콘스 소속으로 프로에 발을 들인 장 단장은 현역 은퇴 후 기록원과 프런트, 감독 등을 거쳐 단장까지 올랐다. 박동원과는 넥센·키움과 KIA 시절 등을 합쳐 10년가량 한솥밥을 먹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