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이식 환자, 근감소증 있으면 사망률 최대 2.4배 ↑

입력 2023-03-29 10:47 수정 2023-03-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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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콩팥병으로 콩팥이식을 받은 사람은 근감소증을 동반하면 10년 내 사망률이 근감소증 없는 이식 환자보다 최대 2.4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근육량이 적은 고령의 이식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식 후 생존율 향상을 위해선 근감소증에 더욱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근감소증은 근육의 양은 물론 근력, 근기능이 모두 줄어들어 치료가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김현정 이주한 허규하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미국 이식저널(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 최신호에 발표했다.

콩팥은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는 장기다. 당뇨병 등에 의해 콩팥이 망가져 그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만성 콩팥병이라 하는데, 당뇨병 증가 추세와 맞물려 콩팥병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만성 콩팥병을 앓으면 체내 노폐물이 쌓여 혈관 염증과 동맥경화, 만성질환으로 인한 근감소증 등 여러 합병증이 나타난다.

만성 콩팥병은 콩팥의 잔여 기능이 90% 이상이면 초기, 10% 정도면 말기로 나뉜다. 초기에는 투석을 받아 몸속 노폐물을 인공적으로 거른다. 말기 환자에서는 콩팥 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 자료에 따르면 콩팥 이식이 필요한 말기 환자 발생은 2012년 6000여명에서 2021년 1만1000여명으로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증가 폭이 187.5%로 65세 미만(73.5%)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팀은 만성 콩팥병 환자가 단백질 섭취량을 줄여 근육량이 줄고 특히 체내 근육량이 적은 고령층 환자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콩팥 이식 예후와 근감소증의 관계 규명에 주목했다.

2004~2019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콩팥 이식을 받은 623명을 대상으로 근육량과 수술 예후의 관계를 분석했다. 우선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환자 근육량을 측정해 근감소증군(155명)과 정상군(468명)으로 나눠 생존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콩팥 이식 후 10년 내 사망률이 근감소증군에서 정상군 대비 최대 2.4배 높았다. 이식 후 1년, 5년, 10년 사망률은 정상군은 각 1.5%, 4.4%, 7.1%였으나 근감소증군은 4.6%, 11.6%, 17.1%였다. 수술 후 1년 이내 재입원하는 경우 또한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많았다.

수술 후 1개월, 3개월, 12개월 안에 재입원하는 사례를 확인했을 때, 정상군은 각 16.8%, 26.6%, 48.2%였지만 근감소증군은 각 28.3%, 38.8%, 58.6%로 더 높았다. 특히 1개월 안에 재입원하는 경우 근감소증군에서 약 1.7배 정도 높았다.

이주한 교수는 29일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고령의 콩팥 이식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이식에 앞서 근감소증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