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3조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초고령화 사회가 도달하면서 의료비 지출액도 커질 것으로 전망돼 재정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재정 당기수지는 연간 3조6291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2021년 2조8229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건보 재정은 전년 대비 수입과 지출 모두 증가했지만, 지출 증가 폭보다 수입 증가 폭이 커 재정수지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부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개편되면서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줄어들었지만, 소득 증가·경제 성장 등으로 수입은 전년 대비 8조3000억원(10.3%)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수입 증가율을 보면 2020년 7.9%에서 2021년 9.6%로 올랐고 지난해 10.3%를 기록한 것이다.
건보공단은 “상용근로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직장가입자 수가 3.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직장 보수월액이 2.1%에서 지난해 4.0%로 증가한 것도 수입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출도 전년 대비 7조5000억원(9.6%) 늘어났다. 최근 3년 새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2019년 13.8%였던 지출액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4.1%, 5.3%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일상 회복으로 의료비 지출도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쌓아둔 누적 적립금은 지난해 기준 23조8701억원이었다. 2019년 17조8000억원, 2020년 17조4000억원, 2021년 20조2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3조8701억원은 급여비 기준으로 3.4개월분이다.
누적 적립금이 소폭 늘고 있고 2년 연속 흑자가 나긴 했지만, 건보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으로 수입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보험급여로 나가는 지출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가 낸 ‘2021~2030년 중기재정 전망’에 따르면 건보 지출은 내년 106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보 지출 100조원 시대가 열리게 되면 당기수지 적자 규모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건보공단 측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 초고령사회 도달, 의료이용 회복 등으로 향후 재정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