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이상 어르신, 면허 반납하면 ‘10만원 교통카드’

입력 2023-03-27 18:14
시민이 지난해 12월 29일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만 70세 이상 노인에게 10만원권 교통카드를 지급한다.

서울시는 ‘2023년 운전면허 자진반납 어르신 선불 교통카드 지원사업’을 다음 달 3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주민등록된 만 70세 이상(1953년 12월 31일 이전 출생) 시민으로 이전에 운전면허 자진 반납 혜택을 받은 적이 없어야 한다. 대상자는 거주지 주민센터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1인당 10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원받을 수 있다.

운전면허 자진반납 어르신 교통카드 지원사업 포스터.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2019년부터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노인에게 교통카드를 지원해왔다. 노인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를 줄이고 노인들의 대중교통 이용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다.

올해는 지난해(1만 5141명)보다 43.3% 늘어난 2만 1700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비용은 시 자체 예산과 경찰청 국비, 티머니복지재단 기금으로 충당한다.

지원되는 교통카드는 무기명 선불형 카드로, 전국 교통수단과 편의점 등 티머니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단, 지하철은 만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 제도가 있어 ‘어르신 무료 교통카드’를 이용해야 요금이 차감되지 않는다.

운전면허 자진반납 어르신 교통카드 사용안내문. 서울시 제공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운전자 사고는 2011년 1만 3596건에서 2021년 3만 1841건으로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노인 운전자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709명으로, 같은 해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 수(206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노인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부산 부산진구 한 도로에서 79세 고령 운전자가 행인 2명을 잇달아 치고 식당으로 돌진해 총 8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가 있었는데, 당시 운전자는 “액셀과 브레이크를 헷갈렸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70대 운전자가 몰던 셀토스 차량이 20일 낮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식당을 들이받아 행인과 손님 등 8명이 부상을 입었다. 뉴시스

지난 8일에도 전북 순창군 한 농협 주차장에서 70대가 운전하던 1t 화물차가 조합장선거 투표를 위해 대기 중이던 주민들을 덮쳐 20명의 사상자를 냈다. 당시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면허 자진반납 어르신에 대한 서울시 지원 사업이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예방에 일조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정부, 티머니복지재단 등과 협력해 지원 규모를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