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의 새로운 비전은 ‘Hopera(홉페라), 심장에 희망을 품다’입니다. 오페라를 통해 관객과 예술가에게 희망을 선사하겠다는 목표를 담았습니다.”
지난 2월 국립오페라단에 부임한 최상호 신임 단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n스튜디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전과 함께 운영 방향을 밝혔다. 최 단장은 “국립 예술단체로서 그에 걸맞은 다양한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다. 또한, 역량에 비해 활동 기회를 잡기 어려운 젊은 성악가들을 위해 연습할 수 있는 환경,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 재능을 펼칠 무대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새로운 비전 아래 공연, 교육, 운영에 있어서 각각 외연 확장, 선택과 집중, 글로벌 스탠다드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특히 핵심인 공연 부분에서 올해 4편인 상연작을 2024년 6편, 2025년 최대 8편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창작 오페라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최 단장은 “정기공연 제작 편수를 늘리고 바로크, 현대, 창작까지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함으로써 저마다 취향이 다른 관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도록 하겠다”면서 “해외 오페라단 관계자들로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오페라가 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하기가 어려웠다. 작곡가에게 작품을 의뢰하는 등 창작 오페라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부터 예술의전당이 자체 제작 오페라를 만드는 움직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국립오페라단만의 퀄리티 있는 작품을 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단장은 국립오페라단의 영상화 사업인 ‘KNO(크노)마이오페라’를 기반으로 공연영상 콘텐츠 사업의 확장을 강조했다. 지역 문예회관에 동시 송출해 국내 전역에서 실시간으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 단장은 “서울에서만 모든 공연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질 좋은 공연영상으로 지역에 적극적으로 다가서겠다”고 피력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립오페라단의 숙원인 전용극장을 비롯해 오페라계의 요구인 전속 성악가 제도 도입 등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최 단장은 “전용 극장이나 전속 성악가 제도 등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것은 국립오페라단 혼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방침이나 오페라에 대한 국내 수요 등도 관련된 만큼 오페라계의 의견 등을 청취하며 깊이 있는 논의를 해나가도록 하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 카를스루에 음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최 단장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국립오페라극장, 카셀 국립오페라극장, 라이프치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전속 솔리스트로 12년간 활동했다. 이후 200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교수로 임용된 후 23년간 후학양성에 힘써왔다. 최 단장의 임기는 2026년 2월까지 3년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