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기념재단은 27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의 광주 방문을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씨가 5·18기념재단 SNS(인스타그램) 연락을 통해 직접 도움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전씨는 할아버지인 전두환씨를 학살자라고 규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표한 바 있다.
전씨는 26일 오후 8시쯤 “도와주세요... 저의 잘못을 더 깊게 배우고 사죄드리고 반성하고 회개하고 싶습니다... 피해자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도와주실 수 있으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라는 SNS 메시지를 5·18재단 측에 보내왔다.
5·18 기념재단과 5·18 유족회, 부상자회, 공로자회 등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이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위해 광주에 온다면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어 이 같은 내용의 답변을 했다.
5·18 기념재단 등은 더 이상 메시지가 오가지 않았지만 전씨가 광주 방문을 위한 구체적인 연락을 해올 경우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공지사항을 통해 “우원 씨가 방문하면 따뜻하게 맞아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협의가 된다면 5·18 민주묘지 참배, 추모승화공간 방문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은 “용기있게 가족의 비리를 고백하고 사죄한다는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환영하지만, 전씨가 진정성을 입증하려면 그동안 폭로 내용의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유족회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원 씨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뉴욕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예매 내용을 올렸다. 28일 새벽 5시2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그는 “도착한 이후 바로 광주로 가겠다”며 “5·18 기념 문화센터에 들러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과 이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본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적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