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홀덤펍과 홀덤대회 장소를 빌려주는 호텔 등을 대상으로 경찰이 3개월여간 불법 행위 단속에 나선다는 내용의 가짜 문서가 나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에 있는 홀덤펍과 홀덤대회 장소를 빌려주는 호텔 등에서 지난 20일쯤부터 ‘홀덤펍, 홀덤대회 사행성위반 행위에 대한 합동 실태 점검’이라는 제목의 문서 일부가 사진에 담겨 유포되고 있다. 문서 발신자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신자는 A언론사 등 6곳으로 지정돼 있다.
해당 문서 개요에는 ‘현재 기승하고 있는 불법 변종 홀덤펍, 홀덤대회에 대한 실태를 확인해 사행성위반행위에 대해 파악해 그 사실관계를 조사 수집하며 해당행위의 위반여부에 대한 조사’ ‘위반사실이 확인 시 해당부서에서 이관, 세금탈루, 불법환전 등 추가 위법행위에 대해 해당관청에 인계’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또 ‘언론기관에 긴밀히 협조해 사행성행위의 심각성을 전달’이라는 문구를 비롯해 현장 방문 및 실태조사 대상, 공익제보단 명단, 단속 방법 등도 담겨져 있다.
해당 문서를 통해 경찰이 홀덤펍 등을 대상으로 단속에 나선다는 소식을 접한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홀덤대회 장소를 빌려준 호텔에서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주최 측의 불법 행위를 대비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 홀덤펍 업주는 “경찰이 3개월여에 걸쳐 홀덤펍 등을 단속한다는 내용의 문서 사진을 얼마 전 다른 업주로부터 받았다”며 “사행성 소지가 일부 있는 홀덤펍 업주 등은 이 문서를 보고 매우 불안에 떨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실제 경찰은 해당 문서를 작성하거나 언론사 등에 보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서 형태도 경찰이 보내는 일반적인 공문과 다른 방식이고 홀덤펍 불법 행위 단속·점검 역시 광수대 권한이 아니다. 권한을 가진 인천경찰청 담당부서에서조차 해당 문서와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도 최근 해당 문서 일부가 사진에 담겨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유포 배경과 도용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미 유포된 사진도 확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문서 내용이 경찰에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조잡하다”며 “해당 문서가 왜 퍼지게 됐는가 등에 대해 파악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