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영양도 꿀” 꿀초당옥수수 북한으로

입력 2023-03-27 14:16
김순권(오른쪽 두 번째)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이 27일 포항 한동대 국제농업연구소에서 학생들과 옥수수 종자를 분류하고 있다. 국제옥수수재단 제공


국제옥수수재단(이사장 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이 북한에 옥수수를 보내기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옥수수재단은 세계적 육종학자인 김순권 이사장이 개발한 꿀초당옥수수를 북한 어린이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10년이 넘는 연구 끝에 최근 북한에서 쉽게 키울 수 있는 당도 15% 꿀초당옥수수 육종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뉴욕 콜럼비아대학교에서 ‘글로벌 식량 문제와 슈퍼 옥수수’를 주제로 강의하기도 했다. 그는 2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당도가 높다는 것은 적은 양으로도 영양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 옥수수 종자가 북한에 들어간다면 배고픔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를 도울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주민들이 옥수수를 직접 길러 판매하면서 수익 창출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98년 1월 처음 북한에 방문했던 그는 지금까지 59차례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주된 식량인 옥수수 개발에 힘썼다. 첫 방북 후 국제옥수수재단을 설립하고 북한을 비롯해 식량난에 시달리는 국가에 옥수수를 보내고 있다. 그는 총 370여일 동안 북한에 있을 때 북한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김순권(가운데)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이 방북 당시 북한 관계자들과 찍은 사진. 국제옥수수재단 제공


“98년 북한 농업과학원에서 시험용 옥수수 종자를 분류하던 중 갑작스런 비바람으로 종자들이 뒤섞이고 날아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북한 사람들을 살려달라고 기도했더니 비가 멈추고 바람이 잦아들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기적을 두 차례 더 경험하며 하나님은 북한을 포기하지 않으심을 체험했습니다.”

국제옥수수재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옥수수 종자 550종을 북한에 보낸 후 아직까지 옥수수를 북한에 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네팔 우크라이나 등에 옥수수를 보냈지만 북한에 들어가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면서 “우리가 한 끼만 금식하면 그 돈으로 북한 어린이 10명을 살릴 수 있다. 특별히 사순절 기간 우리가 살려야 할 한 영혼을 생각하면서 모금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